2009. 7. 23. 14:31
[소소한일상]
"강릉가고싶어 ~ ♬ 강릉가고싶어~ ♪"
모노폴이의 '강릉가고싶어'란 노래에 꽂혀
요 몇일 계속해서 흥얼거리고 있다.
아 진짜 바다 가고싶다.
바다바다바다
요렇게름 바다바다바다바다 생각만 하다보니
저 기억 밑바닥에서 스물스물 떠오르는 추억의 한자락
'에노시마 해변'
첫 해외여행, 요코하마, 네비게이션, 셔퍼, 검은모래, 차량정체
요 위의 단어들은 내 기억 속 에노시마 해변의 연관 키워드이다.
낮엔 전자제품 가득하던 아키하바라를 헤매고
밤엔 신주쿠 주점 정ㅋ벅ㅋ 으로 이어졌던
3박4일 일정에 어울리지 않는
리얼관광타임
마침 일본에 먼저 와 있던 지인이 렌트한 자동차가 있어
그거 타구서 요코하마 투어에 나섰었다.
그때 처음으로 자동차에 부착된 네비게이션을 접했는데
요리조리 길 안내 하는게 어찌나 신기하던지
최첨단 미래시대의 중심에 선 기분이랄까~
일본은 선진국이로구나~ 머 이런 생각까정 했더란다.
지금이야 네비게이션이 흔해졌지만
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으니
그때의 기분이 아주 오바스러운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. ;;
내가 일빠라고 생각된다면 그거슨 오해!!
암튼 그렇게 요코하마로 고고띵
여기저기 샤방샤방 관광을 하고
근처 유명한 해변이 있다해서 찾아간 곳이
바로 에노시마 해변이었다.
다녀와서도 쇼난이었나 에노시마(결국은 같은 곳) 였나 갸우뚱갸우뚱
그때 저희가 간 해변이름이 머였죠? 라며 몇번을 확인했었다.
에노시마 해변의 첫인상은
영화 폭풍속으로의 한장면 같았다.
그러니까 과장하자면 바다에 물반 셔퍼반
바다물속에 시커먼것들이 둥둥 떠있는 모습
해변위엔 주차된 차안에서 셔핑도구를 준비하는 모습이
나에게는 좀 어색하기도 하고 낯설게 다가왔다.
셔핑은 노랑머리 파란눈의 미쿡사람들이
마이애미 해변에서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고 생각했는데
여기사람들도 많이 즐기고있네
이건 또 다른 세상이로세~ 했더란다.
아 나이먹은 사람은 추억으로 산다더니
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어져버렸다.
그러니까 에노시마 해변이 특별한 까닭은
네비게이션과 첫만남
동양인도 셔핑하네란 걸 알게된 때문이 아니라
만화 슬램덩크 때문이었다.
그곳을 다녀와서 나중에 나중에
안 사실인데 백호가 재활치료를 하며
소연이의 편지를 읽던 그 해변이 바로 에노시마 해변이란다.
나나나 백호와 같은 그 해변에 발자국을 남겼던 거야~ 잇힝~
만화책 속에 그 풍경이
내 기억속 풍경과 같은지
기억속 퍼즐을 맞춰보며
한동안 혼자서 실실거렸었다.
지금도 가끔씩..
그렇지만 현실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..
조위에 나열한 관련 키워드 몇개만 빙글빙글 돌아다닐뿐..
짧은 시간 머물렀던 곳인지라
그곳에 대한 큰 이미지들만 떠오를뿐
해변이 어떤 모습이었는지
그 곳의 정취가 떠오르질 않아 아쉽다.
그래서 언젠가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
그 해변에 앉아
슬램덩크 마지막권을 읽었으면 하는
소박한 바램 ㅋ
바다바다바다 하다보니 요렇게름 소박한 바램이 떠올라 끄저기끄저기
그치만
그치만
지금은 역시
에노시마 해변보다도
"강릉가고싶다."